몸과 그림자와 정신.(形影神)
몸과 그림자와 정신 (形影神)
陶淵明. 365 ~ 427.
제1연. 형 증영(形贈影) = 꿈이 그림자에게.
天地長不沒 : 천지장 불몰 (천지는 영원히 없어지지 않고)
山川無改時 : 산천무개시 (산천은 변하는 때가 없다)
草木得常理 : 초목득상리 (초목은 불변의 이치를 얻어)
霜露榮悴之 : 상로영췌지 (서리와 이슬 따라 꽃 피고 시든다)
謂人最靈智 : 위인최영지 (사람은 가장 고등동물이라 자랑하지만)
獨復不如玆 : 독부불여자 (오직 사람만 다른 것과 다르도다)
適見在世中 : 적견재세중 (이제 막 세상 속에 사는 걸 봤는데)
奄去靡歸期 : 엄거미귀기 (눈을 들어 바라보면 마음이 쓸쓸하다)
奚覺無一人 : 해각무일인 ( 한 사람이 없어졌다는 걸 어찌 알겠는가)
親識豈相思 : 친식기상사 (친척 지인이라도 어찌 늘 생각하겠는가)
但餘平生物 : 단여평생물 (다만 살아생전 쓰던 물건들이 남았을 뿐)
擧目情悽洏 : 고목 정처가 (눈을 들어 바라보면 마음이 쓸쓸하다)
我無謄化術 : 아무 등화 술 (나는 신선되어 올라가는 재주도 없어서)
必爾不復疑 : 필 이불부의 (같은 꼴 되리란 것은 의심할 나위도 없다)
願君取吾言 : 원군취오언 (여보게 그러니 내 말 귀담아듣고)
得酒莫芶辭 : 득 주막 구사 ( 마실 술이 생기면 굳이 손사래 치지 말게나)
제2연. 영답형(影答形) = 그림자가 몸에 답하다
存生不可言 : 존 생 불가 언 (계속 살 수 있을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고)
衛生每苦拙 : 위생 매고졸 (사는 일 지키는 건 늘 괴롭고 졸렬하다)
誠願遊崑華 : 성원유곤화 (곤륜산과 화산에 노는 것 좋지, 나도 소원 일세)
邈然 玆道絶 : 막 연자도 절 ( 하지만 이 길은 멀지 않은가, 갈 수가 없네)
與子相遇來 : 여자상 우래 ( 몸과 서로 만난 뒤로)
未嘗異悲悅 : 미상이 비열 ( 슬픔과 기쁨을 함께 맛보았지)
憩蔭若暫乖 : 게음약잠괴 ( 그늘에서 쉴 때면 잠시 떨어졌지만)
止日終不別 : 지일종불별 ( 해가 질 때까지 이별이란 없었어)
此同旣難常 : 차동기 난상 ( 이렇게 같이 있기가 쉬운 일이 아니어서)
暗爾俱時滅 : 암이 구시멸 (어둠이 오면 함께 있던 때는 사라져 버리지)
身沒名亦盡 : 신몰명역진 (몸이 없어지면 그림자 또한 다 하는 것)
念之五情熱 : 념지오정열 (이 생각만 하면 온갖 마음이 들끓는다)
立善有遺愛 : 입선유유애 (선을 행하면 죽어서 사랑이 남으니)
胡可不自竭 : 호가불자갈 (어찌 스스로 힘써서 하지 않겠는가)
酒云能消憂 : 주운능소우 ( 술은 금 심을 없앨 수 있다 하지만)
方此渠不劣 : 방차거불열 ( 이것에 비하면 한 수 아래가 아니리오)
제3연. 신석(神釋) = 정신이 판정을 내리다
大鈞無私力 : 대균무사력 (대자연은 아무 때나 힘을 쓰지 않으니)
萬物自森著 : 만물자삼저 (만물은 자연스럽게 숲을 이루고 두드러지는 법이다)
人爲三才中 : 인위삼재중 ( 사람이 삼재에 속하는 것은)
豈不以我故 : 기불이아고 ( 어찌 정신 때문 이겠는가)
與君雖異物 : 여군수이물 ( 정신은 그림자와는 다른 것이지만)
生而相依附 : 생이상의부 (생겨나면서부터 서로 의지해 왔도다)
結託旣喜同 : 결탁기희동 ( 맺어지고 의지하여 같이 있는 것이 이미 좋은데)
安得不相語 : 안득불상어 ( 어찌 서로 말을 나누지 않으랴)
三皇大聖人 : 삼황대성인 ( 전설의 세 황제, 큰 성인이지만)
今復在何處 : 금복재하처 (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彭祖愛永年 : 팽조애영연 ( 팽조는 영원히 살고 싶어 했지만)
欲留不得住 : 욕유불득주 ( 살려고 해도 살 자리를 얻을 수 없었다)
老少同一死 : 노소동일사 (노인과 청년은 똑같이 한 번은 죽는다)
賢愚無復數 : 현우무복수 ( 잘나고 못난 것도 생사의 변수가 될 수 없다)
日醉或能忘 : 일취혹능망 ( 하루 취하면 잊어버릴 수는 있겠지만)
將非促齡具 : 장비촉령구 ( 술이 어찌 목숨 늘리는 도구가 되랴)
立善常所欲 : 입선상소욕 ( 선을 행함은 늘 열심히 해야겠지만)
誰當爲汝譽 : 수당위여예 ( 죽은 다음 너에게 누가 늘 표창장을 주리)
甚念傷吾生 : 심념상오생 (거기에 스트레스받으면 건강만 해치니)
正宜委運去 : 정의위운거 (마땅히 운명이 가는 데로 맡겨라)
縱浪大化中 : 종랑대화중(물결따라 큰 조화 속으로 가리)
不喜亦不懼 : 불희역불구 (기뻐하지도 두려워하지도 마라)
應盡便須盡 : 응진편수진 (죽을만하면 마땅히 죽어야지)
無復獨多慮 : 무복독다려 (괜히 혼자 잔머리 굴리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