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넋두리. 2024. 01.30.(화)
옷장 속의 재킷
오래전 캐주얼한 재킷을 하나 산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양복처럼 생겨 간단히 걸치는,
정장 스타일 옷이 유행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모처럼 캐주얼 재킷을 샀지만
자주 꺼내 입지 않아 왠지 저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옷걸이에 걸어두었습니다.
결국 그 옷은 몇 년이고 한 번도 입어보지 않은 채
그대로 옷장에 걸려 있었습니다.
어느 날 충동적으로 재킷을 꺼내 입어보았는데
의외로 잘 어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항상 정장만 입던 평소와는 다른 차림으로
외출하여 일을 보기 시작했더니 만나는 사람마다
잘 어울린다고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재킷은 몇 년간 한 번도 빛을 보지 못한 채
헌 옷 수거함에 버려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어떤 이유에서인지
손에 잡혀서 입게 된 것입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진흙 속에 묻혀 빛을 못 본 적이 많았습니다.
그저 그렇게 시간을 허비하다 세상을 떠날 것 같은
지루하고 긴 기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우리의 인생에서도
새로운 빛을 발할 때가 있습니다.
조용히 묻혀있다가 문득 쓰임 받는
그런 날 말입니다.
"초학자로서는 기송(記誦)을 버리면 더욱이 기댈 데가 없다. 그러므로 매일
배운 것을 먼저 정확하게 암송하되 음독(音讀)에 착오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뒤에 서산(書算)을 세우고, 한 번 읽고 나서는
한 번 암송한다. 그다음에 한 번 보고, 보고 난 다음에는 다시 읽어 모두
3,40번 되풀이 하고 나서 그만둔다....... 모름지기 몸을 거두어 단정히 앉고
눈은 책을 똑바로 보며, 귀는 거두어들이고 수족은 함부로 놀리지 말며,
정신을 모아 책에 집중해야 한다. 이러한 방법을 따라 쉼 없이 해나가면
뜻과 맛이 날로 새로워져 저절로 무궁한 묘미가 생시게 된다."
- 안대희. 『 선비답게 산다는 것 』. 푸른역사. 2007. p.266-267.-
"누군가, '니환궁은 정작 어디에 있는가?'라고 하니, '머리에 구궁이 있는데,
가운데 있는 것을 니환궁이라 한다. 구궁이 늘어서고 칠규(七竅;사람의
얼굴에 있는 일곱 개의 구멍)가 상응하여 통하는데, 그중 니환궁은 혼백이
사는 곳이다."
- 『동의보감 』.「 외형편. 두(頭)」. 444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