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넋두리.2024.01.14.(일)

- 말랑말랑한 사람 -

늘 따뜻해야 하고
늘 여유 있어야 하고
늘 부드러워야 하고
늘 품어야 하지요

늘 새로워야 하고
늘 되새겨야 하고
늘 열려 있어야 하고
늘 만족해야 하지요

늘 아이여야 하고
늘 살아 있어야
말랑말랑한 사람이지요

- 《 때를 알다 해를 살다 》 생명 살 이를 위한 24 절기 인문학.
유종만 지음. (작은 것이 아름답다). 2019. 중에서 -
 
'精金百年出紅爐 梅經寒苦發淸香 정금백년출홍로 매경한고발청향
좋은 쇠는 뜨거운 화로에서 백 번 단련된 다음에 나오고
매화는 추운 고통을 겪은 다음 맑은 향기를 발하는 법이다.
 
- 뭣이 중할까요 -

내가 내가 되는 일이
가장 쉬운 것 같은데
왜 이리 어려울까요
왜 그럴까요
내가 나로 사는 일이
가장 중요할 것 같은데
왜 딴 사람처럼 살았을까요
왜 그랬을까요

정말 나는 나인가
정말 내 삶인가
가장 큰 화두 아닐까요
뭣이 가장 중할까요
 
- 무위자연 -

봄은 따뜻한 햇살로 추위 녹이고
온갖 싹 내고 꽃 피웠음에도
자기 아름다움으로 자랑하지 않고
무심하게 여름으로 넘기지요

여름은 뜨거운 햇볕 세찬 비바람으로
온갖 열매 제 모습으로 키웠음에도
자기 능력이라 내세우지 않고
미련 없이 가을로 넘기지요

가을은 부드러운 햇살과 찬 이슬 머금고
탐스럽고 알찬 열매 익혔음에도
자기 바구니에 그대로 담지 않고
아쉬움 없이 겨울로 넘기지요

자연은 제때 제 할일 다 하고
소유하려 거나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늘 스스로 그러할 수 있는 것이지요

- 《 때를 알다 해를 살다 》 생명 살 이를 위한 24 절기 인문학.
유종만 지음. (작은 것이 아름답다). 2019. 중에서 -
 
- 서로 덕분에 살아 있네 -

나는 내가 만들고 너는 네가 만든다고 하지만
실은 나는 그대가 만들고 그대는 내가 만들지요

나는 그대에게 속해 있어야 하고
그대는 내게 속해 있어야 하지요

그대가 있어 나는 살고 싶고
내가 있어 그대는 살고 싶어 하지요

끊임없이 묻고 또 물어야 할 말이 있지요
잊지 말고 늘 마음에 품어야 할 말이 있지요

나는 그대에게 누구이며 무엇인가요
그대는 나에게 누구이며 무엇인가요
 
 
- 천지 자연 -

천지 자연은
나면 죽게 하고 죽으면 나게 하지요
피면 지게 하고 지면 지게 하지요
맺으면 떨어지게 하고 떨어지면 맺게 하지요
더우면 식게 하고 식으면 덥게 하지요
열면 풀리게 하고 풀리면 열게 하지요
비우면 채우게 하고 채우면 비우게 하지요
굳으면 부드럽게 하고 부드러우면 굳게 하지요

천지 자연은
하는 것도 없고 하지 않는 것도 없지요
변한 것도 없고 변하지 않는 것도 없지요
있는 것도 없고 있지 않은 것도 없지요
다른 것도 없고 다르지 않은 것도 없지요
홀로 있는 것도 없고 홀로 있지 않은 것도 없지요

천지 자연은
서로가 서로를 살리고 서로가 서로를 있게 하지요
하나가 여럿이 되고 여럿이 하나가 되게 하지요

- 《 때를 알다 해를 살다 》 생명 살 이를 위한 24 절기 인문학.
유종만 지음. (작은 것이 아름답다).2019.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