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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넋두리. 2026. 04. 01. (수)
    넋두리 2026. 4. 1. 05:11

    **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 서정주 -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지는 말고
    조금 섭섭한 듯 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



    ** 네거리에서 **

    - 김사인 -

    그럴까
    그래 그럴지도 몰라
    손 뻗쳐도 뻗쳐도
    와닿는 것은 허전한 바람, 한 줌 바람
    그래도 팔 벌리고
    애끓어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살 닳은 안타까움인지도 몰라

    몰라 아무 것도 아닌지도
    돌아가 어둠 속
    혼자 더듬어 마시는
    찬물 한 모금인지도 몰라
    깨지 못하는, 그러나 깰 수밖에
    없는 한 자리 허망한 꿈인지도 몰라
    무심히 떨어지는 갈 잎 하나 인지도 몰라

    그러나 무엇일까
    고개 돌려도 솟구쳐 오르는 울음 같은 이것
    약속도 무엇도 아닌 허망한 기약에 기대어
    칼바람 속에 나를 서게 하는 이것
    무엇일까

     

    - 우리는 어느 봄밤 다시 만날까 -

    ** 이 별 **

    - 이장근 -

    이별은
    별이 되는 것

    이 한 칸 띄우고 별
    한 칸, 그래
    한 걸음 멀어졌을 뿐이다

    그 별도 아니고
    저 별도 아니고

    내 가장 가까운 곳에서
    빛나는 별

    너는 나의
    별이 되었을 뿐이다


    ** 안부 **

    - 나태주 -

    오래
    보고 싶었다

    오래
    만나지 못했다

    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 김종해 -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 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 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 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 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 隨處作主 立處皆眞 (수처작주 입처개진) :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될 수 있다면,
    서 있는 그 자리가 바로 진리의 수행처이다."
    - 임제선사 -

    ** 夏爐冬扇 (하로동선) :
    봄 날에 부채를 부치면 온갖 꽃 곱게 피고
    여름에 부채를 부치면 구름이 일고 비가 오며
    가을에 부채를 부치면 모든 나무에 낙엽이 지고
    겨울에 부채를 부치면 서리와 눈이 내린다.
    - 경봉 스님 ( 頌 ) -

    ** 세상과 청산은 어느 것이 옳은가?
    봄 볕 있는 곳은 꽃 피지 않는 곳이 없구나.
    - 경허 선사 선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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